더 홈즈맨.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해서 딱히 고민할 필요를 못 느끼게 하는 캐스팅이었다. 힐러리 스웽크와 토미 리 존스였으니까. 심지어 마지막엔 메릴 스트립도 나온다. 내가 좋아하는 제임스 스패이더도 지옥같은 호텔 주인으로 나오고...
배우들의 면면은 상당했다. 그리고 그들의 연기 자체는 좋았다.
토미 리 존스의 두번째 장편영화였는데, 아주 클래식한 내용이었다. 물론 바라보는 시야는 조금 독특했지만.
독특하다고 생각된 이유는 영화가 클래식한 배경에서 시작하면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약간은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인간의 선과 악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 그런거 치고는 딱히 악이라고 생각되는 존재도 없고, 딱히 선이라고 보여지는 이도 없다.
여자들이 단체로 미친다는 것이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그래도 그녀들이 미치게 되는 과정은 그나마 애매함을 조금은 달래주긴 했다. 아. 그래. 왜 미쳤는지는 알거 같다. 저런 잡것들. 안 미치는게 이상하겠다. 이런 정도...
뭐 그것도 그들이 길을 떠나면서부터는 이 영화가 어디로 갈려나 상상하기 힘들어졌다.
중반부터인간의 사악함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가진 무심함이라는 것과 무책임함이라고 말하는 듯 했다. 아아. 조금은 더 이해하기 편해졌다. 세 명의 미친여자들은 무심함과 무책임함에 미쳐간 것이었고, 오히려 집을 떠나 마차에 갇혀서 여행하는 도중에 커디와 브릭스에게 보호를 받고 관심을 받으면서 안정감을 찾게 된다는 설정으로 받아들였다. 흥미로운 것은 부랑자이자 그냥 몹쓸 인간에 불과하게 보였던 브릭스(토미 리 존스)의 변화.
그는 나쁜 놈인데, 미친 여자 셋과 그녀들을 책임지려고 하지만 실제로는 나약함과 외로움에 힘겨워하는 커디(힐러리 스웽크)와 함께 하면서 인간미를 갖기 시작한다. 그리고 무심함으로 묘사되는 인간의 사악함에 분노한다.(호텔을 불 지르는 장면은 꽤나 볼만하다. 물론 영상미가 뛰어난건지는 모르겠다.) 나쁜 짓을 하던 이가 그저 무심함을 드러내는 인간의 사악함에 분노한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그는 나쁜 짓을 저지르긴 해도 무심하고 무책임하진 않았기 때문이려나...
개인적으로는 커디의 결말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론 그것이 인간이 절망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모습 중 하나였다고 하더라도.
"신이 사랑하사 그들을 데려갔도다. 집으로."
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