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르.
이 영화는 한 팔레스타인 청년에 관한 이야기다. 아니 단순히 그 청년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서 팔레스타인이 처한 현실을 깨닫게 해준다. 물론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처럼 드러내놓고 현실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영화라는 작품 속에 담긴 현실은 실제와는 약간 동떨어지는 느낌을 받거나 과도하게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괴리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동떨어지거나 과도하게 현실적이지 않다. 적당하다. 마치 적절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처럼... 만약 팔레스타인의 역사에 대해서, 그들이 이스라엘에 의해 받는 고통에 대해서, 모른다면 영화 속의 컨셉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다.
이 영화의 묘미는 그런 것이다. 팔레스타인이라는 집단이나 이스라엘이라는 집단에서 포지션을 잡고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오마르’ 라는 한 개인을 통해서 그대로 현실에 노크하고 있다. (물론 오마르가 팔레스타인 사람이기 때문에 좀 더 팔레스타인 측면이긴 하다.)
오마르에게 현실은 지옥에 가깝기에 그는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모르고 계속 당하기만 한다. 아니 어쩌면 선택이라고 해도 선택이 아닌 강요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원숭이가 아니기에, 자신에게 선택할 수 있는 순간이 오자, 자신 앞에 놓여진 희망이라는 달콤한 각설탕 대신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현실이라는 쓰디쓴 독약을 기꺼이 들이킨다.
그리고 그 장면에서 아담 바크리가 보여준 연기는 아주 훌륭했다.
이 영화는 팔레스타인이 처한 현실을 좀 더 알고 보면 좋다.
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