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Achive

Stoker

라 마르시아 2015. 3. 3. 13:07




스토커.

박찬욱 감독의 헐리우드 데뷔작이라고 해서 딱히 기대를 하진 않았다. 국내 감독 중에서 몇 안 되게 챙겨보는 감독이지만, 헐리우드는 자기 스타일과 전혀 다르게 돌아가는 곳이니까.

니콜 키드먼, 미아 와시코브스카, 매튜 구드 라는 출연진이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여준 것은 아니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미아 와시코브스카를 좋아라 하는 편이지만, 그녀의 연기는 아직은 어색하니까... 니콜 키드먼의 연기는 뭐 감탄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 아니던가. 매튜 구드만 해도 <이미테이션 게임>에서나 눈에 띄었을 뿐 그 전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배우였다.

그러하니 영화는 딱히 기대하지 않았다. 내용 자체를 봤을 때도 그렇게 흥미롭진 않았다. 박찬욱 감독의 전작들을 보면 그렇게 놀랄 정도도 아니었고 말이다.

영화를 보는내내 놀랐던 것은 박찬욱 감독의 센스와 스킬이었다. 오직 그것만 눈에 띄었다. '역시는 역시군.' 이라는 말을 중얼거릴 정도로 그의 센스와 스킬은 눈을 사로 잡았다.

인디아 스토커의 아주 마이너했던 내면의 잔혹함과 폭력성을 끄집어 내기 위해서, 아주 작은 단위의 플롯과 이야기를 시점을 계속 바꿔가면서 연결하고 이어붙이는 세심함이라니!!!

물론 덕분에 연관성이나 이야기의 흐름이 이해가 안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가 그렇게 친절할 필요는 없으니까. 오히려 감독의 세심한 편집은 결론에 와서 인디아 스토커의 행동에 아무런 저항감도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든다.

마치 내가 그녀가 된 것마냥.

3/5